시니어의 디지털 자산관리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자산 상담사 제도

ccomtil 2025. 7. 11. 17:59

디지털 자산이 늘어날수록, 시니어는 점점 더 고립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의 금융 환경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디지털화되었습니다. 지금은 웬만한 은행 업무도 스마트폰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통장 개설, 카드 신청, 보험 가입, 대출 심사까지 모두 손안의 화면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니어 세대입니다. 실제로 60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이용률은 30~40대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보유하더라도 인증서 갱신, 자동이체 설정, 계좌 이체 제한 해제 같은 작은 산들을 넘는 것에 대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좌절이 단순하게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산의 흐름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녀에게 전부 맡기게 되고, 자동결제 내역이나 휴면계좌, 보험 해약금 등을 방치하게 되며, 사기나 오용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시니어의 자산은 보호받지 못하고, 고립되어갑니다. ‘디지털 자산’이란 단순히 모바일에 저장된 돈이 아닙니다. 내 연금, 내 보험부터 적금, 투자까지 이 모든 것이 디지털 속으로 옮겨간 지금 시니어에게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자신의 자산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바로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디지털 자산 상담사’ 제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자산 상담사

 

기존의 금융상담과 디지털 상담은 본질이 다릅니다

“상담을 받고 싶으면 은행 가면 되지 않나요?”, “금융감독원이나 공공기관에서도 무료 상담을 해주던데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오해가 있습니다. 기존의 금융 상담은 상품 가입 전후에 제공되는 영업성 상담이거나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1회성 안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담은 특정 금융사 제품에 국한되어 있고 ‘이용법’을 설명해줄 뿐 ‘자산 전체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봐주지는 않습니다.

 

반면,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 이런 상담이 아닙니다. 시니어에게는 “나도 몰랐던 내 돈의 흐름을 함께 정리해주고, 그 흐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 상담”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내가 쓰는 은행 앱, 카드, 보험, 연금이 각각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계좌에서 어떤 항목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있는지, 휴면 상태인 자산이나 중복된 서비스가 있는지, 스마트폰 없이도 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자녀에게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자산 정보를 공유할지 등 이런 내용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필요 없는 서비스는 정리해주고, 흐름을 한눈에 보이도록 구조화하며, 중요한 알림은 앱으로 연결해주는 전문가 즉 “자산 흐름을 함께 정리하고 구조화해주는 상담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건 은행 직원도 아니고 금융 영업인도 아닙니다. 그저 시니어의 입장에서 자산을 이해하고 정리해주는 ‘전문가’여야 합니다.

 

‘디지털 자산 상담사’는 단지 기능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많은 시니어분들이 ‘디지털 교육’을 받아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지역 복지관, 주민센터, 통신사에서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주는 교육입니다. 물론 이러한 교육은 유용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진 찍기, 카톡 보내기, 유튜브 보기처럼 생활 기능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금융이나 자산 관련 항목은 거의 다뤄지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연금이 어떤 앱에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고, 예금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며, 보험이 자동이체인지 정기결제인지 구분 못 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스마트폰 기능’만 배운다고 해서 자산을 이해하거나 관리하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자산 상담사’는 다음 역할이 필요합니다

 

자산 구조 진단

연금, 예금, 투자, 보험, 카드의 흐름을 점검하고 정리

 

서비스 중복·방치 요소 확인

이중 가입, 불필요한 구독, 숨은 포인트, 휴면계좌 식별

 

흐름 정리표 작성

시니어가 자녀에게 설명할 수 있는 자산 흐름표를 제작

 

기술 지원

인증서 재발급, 자동이체 변경, 알림 설정 등 실무 지원

 

자산 공유 전략

자녀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산 정보를 제한적 공개할지 안내. 이 상담은 일회성이어선 안 됩니다. 연 2회 이상 정기 점검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자산 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역할은 단순한 ‘기기 교육’이 아닌 ‘금융과 기술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가 맡아야 합니다.

 

고령화 시대, 제도화된 상담사가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고 있습니다. 이 두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자는 노년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스마트폰 소지율은 80%를 넘었지만 실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비율은 절반도 안 됩니다. 그리고 자산의 흐름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분은 10명 중 2명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금융사 한 곳에만 속하지 않고 개인의 자산 흐름을 통합적으로 보고 시니어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공 지원형 디지털 자산 상담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다음과 같은 효과가 기대됩니다 시니어의 자산이 방치되거나 소멸되는 일 감소, 자녀에게 과도한 자산관리 책임 전가 방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위험 감소, 가족 간 유산 갈등 예방, 고령자의 경제적 자립 유지 등의 효과입니다. 결국 디지털 자산 상담사는 단순히 기술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시니어가 ‘자산의 주체’로 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자입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구조가 아니라 누군가가 ‘함께 이해하고 정리해주는’ 구조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마무리 요약

시니어는 이제 자산을 ‘모으는 시대’가 아니라 ‘지키고 정리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산은 모두 디지털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누구도 ‘당신의 자산 흐름을 함께 정리해주겠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제는 금융도 기술도 모두 복잡해진 시대에 시니어에게 눈높이를 맞춘 ‘디지털 자산 상담사 제도’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산을 함께 구조화해주는 사람, 디지털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 나의 자산을 ‘이해된 흐름’으로 만들어주는 조력자입니다. 그게 바로 '디지털 자산 상담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